여가를 즐기기 위해 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족과 동료, 연인과 아름다운 산을 오르기 위해 등산하는 것도 좋지만, 명산(名山)에 천년을 이어져 내려오는 사찰이 있다면 사찰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우리 문화유산을 같이 둘러본다면 더욱 즐거운 등산이 되지 않을까 해서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이어주는 글을 연재하고자 하오니 즐거운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화학산 소재지 및 높이
-소재지 : 전라남도 화순군 청풍면 백운리
-산높이 : 613m
선정이유
화순 화학산(華鶴山)과, 개천산(開天山, 497m), 천태산(天台山, 479m)은 한 개의 능선으로 연결된다. 화학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밋밋하고 개성이 없다. 반면 천태산과 개천산은 짧지만 근육질의 골산(骨山)이다. 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개천사와 거북바위, 비자나무숲 등 볼거리가 많다.
산행은 개천산과 천태산을 중심으로 하되 산행을 길게 하기 위해 화학산을 끼어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년에 딱 한 번 화학산을 들머리로 잡아도 좋을 때가 있다. 화학산 정상은 철쭉 군락지다. 4월 말부터 5월 초 철쭉꽃이 피어,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개화한다. 보성 일림산이나 제암산 철쭉은 진분홍색을 띠지만 이곳은 선명한 연분홍빛이다.
자생 면적이 그리 넓지는 않다. 철쭉은 집단으로 조밀하게 자라는 특성이 있지만 이곳 철쭉은 가로수처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나무 사이로 지날 수 있다. 또한 나무 둘레가 두 손으로 잡아야 할 정도로 굵다. 잎사귀는 둥글고 납작하다. 무엇보다 화학산 철쭉은 교통이 불편하고 유명하지 않아, 인파가 많지 않아서 좋다.
절 주위에는 온 산을 뒤덮고 있는 개천사 비자나무숲이 유명하다. 너무 더워 등산은 가을로 미루고 개천사의 아름다움을 담아왔습니다. 비자나무숲은 개천사의 소유로 면적이 0.1제곱 킬로미터를 넘으며, 비자나무 1주는 수령이 400년 정도로 보존가치가 매우 크며, 화순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가을에 가면 단풍나무와 비자 나무길의 환상적인 숲길을 걸을 수 있다.
화학산 등산코스
▶산행코스
1코스 : 개천사~거북바위~홍굴재~천태산~홍굴재~개천산~접팔재~쉼터~화학산~약수터~ 대촌~청용리(10.4㎞, 5시간 30분 소요)
2코스 : 개천사~거북바위~홍굴재~천태산~ 홍굴재~개천산~개천사(5㎞, 2시간 50분 소요)
대웅전 왼쪽으로 등산로 이정표가 있다. 돌계단을 올라서 물탱크를 지나면 곧장 비자나무숲으로 연결된다. 이정표는 '개천산 0.9㎞'를 가리킨다. 마른 계곡 주변에는 고목 수준의 아름드리 비자나무들이 울창하다.
조릿대길 따라 8분 정도 오른 곳에 도선국사가 수행했다는 거북바위가 있다.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가 산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거북바위가 있지만, 가장 사실적으로 닮은 것 같다. 거북이가 개천산 봉우리에 오르면 명나라와 일본이 망한다는 설 때문에 거북의 머리를 잘랐다는 전설이 적힌 안내문이 있다.
10분 정도 오르면 홍굴재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0.6㎞ 지점에 있는 천태산 정상을 찍고 왕복해야 할 지점이다.
8분 정도 오르면 헬기장 안부다. 헬기장에서 천태산 정상까지 불과 200m 거리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거친 암릉지대다. 천태산 정상은 깎아지른 수직 암봉이며, 10여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터다. 동남쪽 방향으로 시원하게 트여 있다. 왼쪽으로 무등산, 모후산, 예성산, 용암산, 계당산을 비롯한 호남정맥 주능선이 막힘없이 보인다.
홍굴재에서 개천산까지는 0.6㎞ 거리다. 비스듬하게 절개된 석벽 근처에는 '개천산 삼거리' 이정표가 있고 '화학산 4.7㎞'를 가리킨다. 개천산 정상은 석봉이다.
화학산을 가려면 오던 길로 다시 내려가서 '개천산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된다. 개천사 원점회귀 코스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한다. 굴참나무와 철쭉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계속 급경사 내리막이다.
승학골 이정표에서 임도와 마주하지만 숲길로 진행해야 한다. 5분 거리에 있는 등봉재는 개천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기도 하다. 소나무숲과 굴참나무가 번갈아 나오면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헬기장 삼거리' 이정표에서 조망이 잠시 터진다. 멀리 보이는 화학산 능선은 말등처럼 부드러워 보인다. '접팔재 1.1㎞' 방향으로 진행한다.
접팔재에서 15분 정도면 임도가 지나는 쉼터(모정)를 만난다. 화학산은 언덕에 난 계단으로 직진한다. 정상까지 1.5㎞ 거리는 도로처럼 넓고 평지나 다름없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철쭉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 터널을 방불케 한다. 정상 직전 우측에 있는 헬기장 방향을 따라가면 땅끝기맥이 분기되는 바람재를 만나고 제2철쭉군락지가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만큼은 동서남북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좌우로 쭉 뻗은 능선 따라 서쪽으로 나주 금성산, 남으로 영암 원출산, 동으로 보성 천봉산, 북으로 무등산, 담양 병풍산까지 보인다. 화학산 철쭉은 특이하게 북서 방향 경사면에만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하산길 주변에 자라고 있는 철쭉들의 우람한 자태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쉼터와 운동시설이 있고 그 옆에 버들약수터가 있다.
개천사 역사와 유래
개천사는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천년도량이다. 828년에 당나라에서 남종선을 이어받아 귀국한 도선국사가 가지산에 보림사를 창건하고, 이어서 이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개천산는 천태산 계곡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절집의 터가 상당히 큰 규모지만 6ㆍ25전쟁 때 모두 소실되고 근래에 중수한 전각 3~4채만 남아 있다. 개천사 초입에 있는 5기의 부도는 17~18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내력이 있는 사찰이었음을 알게 한다. 조선시대 개천사는 쌍봉사와 더불어 향교의 소속 사찰로 향교의 공물을 부담하였습니다.
특히 계곡 주변으로 1,0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300년 동안 큰 숲을 이루고 있어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483호로 지정되었다.
주변 볼거리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가 멀지않다. 운주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불회사는 400년 된 느티나무 연리지와 돌벅수(석장승), 종이로 만든 불상인 지불로 유명하다. 초의선사가 출가한 운흥사, 칠천리 칠불 등 인근에는 불교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100대 명산 대찰(名山 大刹) 이야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산과 사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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