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조의 진영(眞影)
세조 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사납고 무서운 얼굴이 떠오른다. 어떻게 보면 영화 '관상'에서의 이정재 역할과 분장, 그리고 조카를 죽였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그렇게 단정 짓게 된다. 현재 세조의 어진을 볼 수 있는 것으로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세조어진초안'과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있는 '합천해인사존상도'가 있어 얼굴을 추청 할 뿐이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박물관의 많은 유물들이 피란지 부산으로 옮겨져 용두동 국악원 창고에 보관되었다. 하지만 1954년 12월 26일 용두동에 화재가 일어나 조선 왕조 어진들을 보관한 창고가 불에 타는 바람에 소중한 어진들이 거의 대부분 불에 타버려 세조 어진도 이때 없어져 버렸고, 이후 '세조어진초안'이 세상에 나와 우여곡절 끝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되었다. 어쨌든 두 개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세조의 얼굴은 복스럽고 순둥순둥한 얼굴이며 수염도 별로 없고 착한 인상의 모습이라는 거다. 관상으로만 봐서는 전혀 계유정난 같은 피비린내 나는 역사적 사건을 일으켰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 세조의 비극
얼굴은 이제 잊어버리고 다시 당시 역사적 사실로 되돌아가 보자. 계유정난으로 단종을 폐하고 왕이 된 세조는 조선 제7대 왕이다. 이 7대 왕, 세조에게는 아들들이 있었는데 큰 아들 의경세자가 갑자기 요절하고 해양대군이 세자가 되었다. 이때 해양대군의 나이 아홉이고 세조는 마흔을 갓 넘긴 때였다. 세조는 자신의 건강은 매우 좋았기 때문에 자신이 군국(軍國)을 그래도 유지한 채 세자의 왕자 수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한다면 결코 다른 일은 벌어질 리가 없다고 믿었다. 해양대군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세자에 책봉되어 세조 승하 후 즉위한 임금이 예종이다. 세조는 세자의 나이가 열하나가 되자 성혼을 시키고자 했다. 이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대통을 잇기 위해서였다. 마침내 상당부원군 한명회의 딸을 세자빈으로 책봉하게 되었다. 가례를 올리자마자 세자에게 더할 수 없이 기쁜 일이 생겼다. 바로 세자빈 한 씨가 원손을 잉태한 것이다. 고대하던 원손이 태어났다. 하지만 워낙 난산이고 세자빈이 허약해져 있던 터라 마냥 기쁨에 차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세자빈은 열일곱 꽃다운 나이로 원손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세조 집안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세 살이 된 원손이 풍질을 앓게 되었다. 결국 원손도 할아버지 세조와 아직도 미소년 티가 남아 있는 예종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세조로서는 장자인 의경세자와 장손인 원손을 일찍 잃게 되었으니 그 슬픔과 낙심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 세조의 사찰 여행과 불교에의 귀의
비록 왕위를 차지하고 왕권을 강화하였지만 세조의 큰아들과 장손, 그리고 세자빈까지 모두 잃는 등 마지막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나병을 앓기 시작했던 세조는 죽는 날까지 '수양숙부 나를 살려 주시오'하는 단종의 소리가 또렷이 떠올라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세조의 나이 52세 되던 어느 날, 그는 홀연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부왕의 죽음은 온순하면서도 효성스러웠던 예종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는 너무나 슬퍼한 나머지 건강을 해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모든 일들을 세조가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기 때문에 인과응보의 결과라고 수군댔다. 이렇듯 세조는 왕위를 가지기 위해 친조카에게 사약을 내리고 많은 신하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끝에 왕권도 강화하였지만 노년에는 마음의 안정을 얻으려고 더욱더 불교에 관심을 더 기울였고 불면증과 몸에 난 종기를 치유하기 위해 사찰에 행차를 많이 하였고 불교에 의지하였다. 세조와 관련해 전해져 오는 일화로 피부병을 치유한 오대산 상원사와 스승으로 모셨던 신미대사를 통해 마음의 치유를 바란 속리산 법주사 사찰 여행을 통해 죽기 직전 생전에 행한 일에 대해 부처님께 귀의하여 자비를 구하려는 세조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부처님께 자비를 구하려는 세조의 속리산 법주사와 오대산 상원사 사찰 기행은 다음 이야기에.....
속리산 법주사, 세조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 사찰(2)
오대산 상원사, 세조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 사찰 여행(3)
'문화재 관람료' 무료 전국 65개 사찰 명단과 불교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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