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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재테크

부자들의 금리 이야기, 연금저축보험 세액공제(2)

by 3000포석정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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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노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 같은 뿌듯함이 있는게 연금저축보험이다. 내가 납입한 보험료 중 10%가 넘는 금액을 다음 연도에 바로 지급해준다. 그럼 이제 다른 부분을 생각해보자.

 

만약 연금저축에 세액공제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연금저축에 세액공제라는 혜택이 부여된 것은 국가가 국민들의 저축, 특히 노후를 위한 저축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정책 자체가 노후소득 일부를 감소시키고 있다.

 

보험사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장기 채권

앞서 언급했듯이 보험사의 자산은 매년 10% 넘게 성장 중이다. 우리가 납입한 보험료로 보험사는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당연히 대부분은 안전한 자산인 채권에 투자될 것이다. 일부는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운용을 하고, 부동산과 같은 대체투자 자산에도 투자하고, 해외채권에도 투자하고, 아주 일부는 주식으로도 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중심이 되는 자산은 국내 채권이다. 특히 안정성이 높은 국채, 통안채, 은행채, 공사채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가 투자하고 있는 채권들의 만기다. 그래도 국채는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의 경우 50년 만기 채권도 존재하지만(실제로 50년 만기 채권은 시장에 꾸준히 공급되는 상품은 아니어서 사실상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은 현재 30년 만기 국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공사채의 경우에는 길면 10년 정도(가끔 20년 만기 공사채도 존재한다), 은행채는 5년 이하가 일반적인다. 보험사가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보험사가 가지고 있는 부채의 만기는 매우 길다. 보험사는 언젠간 고객들이 납입한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것은 보험사의 부채다. 보험사가 고개들에게 돈을 빌린 셈이 되는 것이다. 보험사는 고객들에게 빌린 돈(보험료)을 잘 운용해 고객들에게 그 돈을 갚아야 한다. 연금저축은행에 가입한 고객들은 만 55세 이후 수령할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는 고객들에게 만기 20~30년짜리 대출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의 만기가 부채의 평균 만기에 비해 짧은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년짜리 대출을 5% 대출금리로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내가 지금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1년 만기의 채권뿐이며 그 채권의 금리는 지금 7%다. 당연히 지금은 기분 좋게 투자할 수 있다. 7%에 투자해 5%의 이자를 내고 나면 2%의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 뒤에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의 금리가 3%로 낮아졌다. 그럼 난 5%의 이자를 낼 수가 없다. 만약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낭패다. 대출금리를 감당할 수가 없다. 이래서 부채와 자산의 만기는 가능하면 일치시켜서 운용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런 이유로 감독당국은 보험사들에게도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키도록 제도의 방향을 정비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투자하고 있는 자산들의 만기를 장기화하고 있다. 만기가 도래한 채권은 더욱더 긴 장기채원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계속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고,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사에는 보험료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지속해서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수요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30년 이상의 초장기 채권은 국가만 공급하고 있으며, 보험사가 원하는 공급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초장기 채권의 금리는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계속 내려가기 시작했고(채권을 발행하는 사람 입장에서 채권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당연히 채권금리를 낮춰서 발행해 이자비용을 줄이려고 시도할 것이다), 결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낮아진 현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국고채 30년물이 발행되기 시작한 것이 2012년부터였는데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역전 현상은 2017년부터 나타나 2019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낮아진 금리는 고객의 수익율 하락

그래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역전이 된 모습을 보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곧 우리들의 수익율 하락이다. 내가 가입한 연금저축은 초장기 채권을 열심히 사들이고 있을 것이며, 내가 미래에 받을 보험금과 연금은 보험사와 연기금이 투자하고 있는 장기채권 금리 하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만약 연금저축에 세액공제 혜택이 없었으면 어땟을까? 사람들은 이토록 열심히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로 인해 초장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소득공제 혜택은 받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세액공제(과거에는 소득공제) 혜택을 통해 누가 이익을 봤고 누가 손해를 봤을까? 일단 첫 번째로 국가는 손해를 봤다.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국가는 국민들에게 걷을 세금 일부를 환급해줬다. 국가는 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국민들이 노후 생활에 관심을 기울이길 원했다. 국민들은 세금환급을 통해 국가에게 이익을 얻어냈지만, 결과적으로 본인들의 투자상품의 수익률 저하를 야기해버렸다. 가장 이익을 본 곳은 보험사다. 소득공제 혜택으로 인해 사람들은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했고, 이는 보험사의 수익을 늘려줬다.

 

우리나라 저축률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국민연금이 강제 가입 사항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다수의 직장인이 연금저축을 소득공제 혜택 때문에 가입하고 있다. 이게 좀 묘하다. 당장 내 계좌에 모이는 돈은 없다. 국민연금도 그렇고 연금저축도 그렇고 지금 분명 저축을 하고 있지만, 이 돈들은 나의 노후에 들어온다. 내가 돈이 필요한 시기는 지금인데 말이다.

 

향후 투자 방향은

노후는 중요하다. 이미 연금저축에 가입했다면, 국민연금과 함께 자산 상당액을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셈이 된다. 아직 자신의 나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나머지 자산은 조금은 더 공격적인 주식과 같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연금저축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인생에 있어서 돈이 필요한 시기를 다시 한 번 곰곰이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초장기물 채권금리는 매우 낮은 수준이고, 내가 저축성 상품ㆍ채권형 상품에 가입한다면 예상할 수 있는 수익률은 높지 않습니다. 노후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살아야 할 집을 사는 것, 결혼을 하는 것,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 등이 노후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노후를 꼭 연금저축으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부자들의 금리 이야기, 연금저축보험과 세액공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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