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에 마유산으로 나오는 산인데 언제부턴가 유명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소문으로는, 산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이 산을 찾은 사람들이 일행 중 김유명이라는 여자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가지계곡'이라는 뜻의 입구지(入口枝)계곡도 그들의 작명인 듯하다.
바로 그 입구지계곡이 널리 알려져 있다. 용문산에서 흘러오는 그 계곡에 마당소, 용소, 박쥐소 같은 명소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억새밭이 펼쳐지는 정상에서의 전망도 좋은데 나무가 거의 없는 까닭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패러글라이더들은 설매재 자연휴양림쪽(동쪽)에서 올라오는 산판도로를 이용한다.
550미터쯤의 선어치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코스는 정상과의 고도차가 300m 남짓밖에 안 된다. 그래서 쉽게 정상에 설 수 있으므로 선어치를 경계로 이웃한 중미산까지 연계산행을 하는 이들도 많다. 이 경우 원점회귀도 쉽다.
유명산 억새 능선
경기도 가평과 양평의 경계에 있는 유명산有明山(864m)은 수도권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좋은 억새 산행지다. 정상부에 수만 평의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산이다. 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유명산계곡 혹은 입구지계곡이라고 불리는 유명산과 어비산 사이의 계곡은 5km로 길고 수량이 풍부해 계곡 산행지로도 인기 있다.
계곡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투명한 물살을 따라 박쥐소, 용소, 마당소 같은 소와 담이 연달아 이어진다. 자연 흑암으로 이루어진 계곡은 대부분 작은 암반으로 되어 있다. 계곡의 등산로는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너덜지대 같은 잔잔한 돌길이다.
이 산의 옛 이름은 말을 방목했다는 마유산馬遊山이다. 지금의 산 이름은 1970년대 생긴 것으로 엠포르산악회에서 유래한다. 1973년 엠포르산악회에서 실시한 국토 자오선 종주대가 여수에서 일직선으로 국토 자오선을 따라 북상하다가 보름 만에 지금의 유명산에 도착했다. 이때에는 1:50,000 지형도에 산 높이만 표기되어 있을 뿐 산 이름이 없어서, 산세가 빼어나고 계곡이 좋은 산에 이름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자오선 종주대의 홍일점인 진유명(당시 27세) 회원의 이름을 따 유명산이라 부른 데서 비롯됐다.
계곡만큼 알려진 명소인 국립 유명산자연휴양림은 참나무류가 많은 천연림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 놓은 인공림지대가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숲속의 집 같은 다양한 숙소를 비롯해 야영장, 체력단련장, 삼림욕장, 눈썰매장, 야생화단지 등을 갖추었다. 유명산은 정상 언저리까지 임도가 있어 ATV(4륜 오토바이)와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임도는 정상 남쪽의 구릉지대에 복잡하게 나 있다.
남쪽 구릉지대는 1970년대 초 고랭지채소단지를 조성할 때 온 산에 불을 질러 숲을 밭으로 개간한 것이다. 고랭지밭은 1986년을 전후로 농사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억새 초원으로 변하게 되었고 유명산이 익스트림 레포츠의 메카가 되었다.
유명계곡을 마주하고 선 동쪽의 어비산(826.7m)과 연계해 산행하기도 한다. 이름은 동쪽의 어비계곡에서 유래한다. '어비魚飛'는 계류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너무 많은 탓에(물속이 비좁아) 물 위로 날아다닐(튀어 오르는) 정도였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라고 전한다. 어비산은 주능선을 수놓은 노송군락과 기암지대, 유명산계곡과 어비계곡이 일품이다.
유명산 등산코스
산행은 유명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가 가장 인기 있다. 원점회귀 산행은 대부분의 산객이 능선으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따른다. 정상까지 땀 빼고 하산할 때 계곡에서 발 담그길 선호하기 때문이다.
휴양림주차장에서 350m쯤 도로를 따라 오르면 유명산계곡(입구지계곡) 입구다. 능선으로 산을 오르려면 도로 따라 50m 위쪽에 능선 등산로 입구가 있다. 정상까지는 2km, 잣나무숲이 우거진 오르막을 1시간 20분 정도 오르면 닿는다.
위험한 암릉은 없지만 별다른 조망터도 없어 정상까지 꼬박 오르막길에 집중해야 한다. 정상은 분지라 경치가 탁 트이며, 억새 초원이 발아래 펼쳐져 가을 산행에 제격이다. 정동쪽으로 용문산 능선이 거대한 선을 그린 것도 볼 수 있다. 정상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1.8km를 내려서면 유명산계곡에 닿는다.
완만한 계곡을 따라 3km 걸으면 휴양림에 닿는다. 마당소, 용소, 박쥐소가 계곡의 명소이지만 수심이 깊어 수영을 금하고 있다. 박쥐소는 소 옆에 넓은 바위가 있는데 그 안에 굴이 있어 박쥐가 살았다 하여 이름이 유래한다. 용소는 주변 바위가 용처럼 생겼으며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그리 이름 붙었다. 이 외에도 곳곳에 좋은 작은 소와 숨 돌리기 좋은 터가 많아 땀을 씻고 쉬었다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반적으로 산길은 뚜렷하고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많아 길 찾기는 쉽다. 산행 거리는 8km, 4시간 정도 걸린다.
100대 명산 대찰(名山 大刹) 이야기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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