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寂滅寶宮)은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진신사리란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이고, 그 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은 바로 석가모니의 참 몸(眞身)이 직접 계신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통도사를 불보(佛寶) 사찰이라 이름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적멸(寂滅)이란 열반(涅槃)의 다른 말로 미혹의 세계를 영원히 벗어나 무한한 안락의 경지에 도달한 즐거운 상태를 말한다.
적멸보궁을 금강계단(金鋼戒檀)[1]이라고도 하는데 이때의 금강이라는 말은 금강석(金鋼石) 곧 다이아몬드를 의미한다. 그 어떤 물건도 금강석을 깨뜨릴 수 없을 만큼 가장 굳세다는 의미이다. 곧 반야의 지혜는 모든 번뇌, 망상과 미혹의 뿌리를 깨뜨릴 수 있기에 이 반야의 지혜를 금강석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참배하는 사람은 불상이 없는 참배단을 향하여 불단에 촛불을 켜고 향을 올리고, 사리탑을 향하여 삼배를 올리면 된다.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의 진신이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檀)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불사리는 곧 법신불(法身佛)로서의 석가모니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檀)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불사리를 모신 곳이 많지만 그중 대표적으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5대 적멸보궁
①영취산 통도사(通度寺)에 있는 적멸보궁
②오대산 상원사 중대(中臺)에 있는 적멸보궁
③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 있는 적멸보궁
④사자산 법흥사(法興寺)에 있는 적멸보궁
⑤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이 중 태백산 정암사의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라시대에 자장(慈藏, 590-658)이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불사리 및 정골(頂骨)을 직접 봉안한 것이며, 정암사의 보궁에 봉안된 사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泗溟大師, 1544-1610)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서 통도사의 것을 나누어 봉안한 것이다. 5대 적멸보궁 중 오대산의 보궁 이외에는 사리를 안치한 위치가 분명하지만, 오대산의 보궁은 어느 곳에 불사리가 안치되어 있는지 알려져 있지 않아 그 신비성을 더하고 있다. 이들 5대 적멸보궁은 불교도의 순례지로서, 또 기도처로서 가장 신봉되고 있는 성지이다. 설악산 봉정암에 있는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하룻만에 방문이 가능한 곳이나, 봉정암에 있는 적멸보궁은 가장 고행이 동반되는 순례길로서 큰 결심이 있어야 한 가능한 곳이다. 봉정암은 1,708m의 설악산 정상에서 서쪽의 해발 1,244m 지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니 5대 적멸보궁을 모두 방문하고 싶다면 고행을 각오해야 하지만 그러한 고행 끝에 드리는 기도야 말고 부처님의 귀에 가장 가까이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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