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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사찰 여행

원통전과 관음전, 사찰에는 주로 어떤 건축물(전각)들이 있을까?(5)

by 3000포석정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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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전(圓通殿)은 관세음보살을 모신 곳으로 관음전(觀音殿)이라고도 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는 말은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귀에 익은 말인데, 관세음보살은 자비의 화신이며 모든 중생의 번민을 모두 편안하게 해주는 권능을 가졌다. 그러므로 늘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 관세음보살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이라고도 하지만 보통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른다.

 

<경주 불국사 관음전,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퍼트린 경문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 귀의합니다'"만 외치면 누구라도 사후에 구제될 수 있다고 하였기에 하층민 사이에서 널리 신앙되었다. 미륵이 내세(미래)의 중생을 구제해 주는 보살이라면 관세음보살은 현세의 고통을 없애주는 보살이기 때문이다. 

 왜 기도를 잘 들어주시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사찰은 주로 바닷가에 있을까?

 

옛날 시절 고기를 잡고, 외국과 장거리 해상 무역을 하는 데 있어서 바다는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 지금과 같이 일기예보 및 풍랑의 속도, 고기떼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시절에는 육지에서 농사를 짓는 것보다 해상으로 나가 무역을 하고, 고기 잡는 생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 상인들과 어부들에게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태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바다에서 평생을 보낸다는 것은 매일매일 목숨을 거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보살들 중에서도 어려움에 처한 중생들을 구원해 주시는 관세음보살을 찾아 안녕과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할 공간이 필요했고 바닷가에 있는 사찰이 그 역할을 대신해 주었으리라고 추측해 본다. 관세음보살은 상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숭앙을 받았는데, 관세음보살보문품(관음경)에는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지니는 이는 혹 큰 불속에 들어가더라도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모든 큰 불이 그를 태우지 못할 것이니 이것은 보살의 위신력 때문이니라, 혹 큰 물에 떠내려가도 그 이름을 부르면 즉시 얕은 곳에 이를 것이며, 혹 백천만억 중생이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진주 등의 보배를 구하기 위해 큰 바다에 들어갔을 때, 설사 큰 폭풍이 불어와서 그 배가 뒤집혀 떠내려가게 되더라도 그 가운데 누구든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른 모든 사람들도 다 죽음의 난을 벗어나게 될 것이니 이러한 좋은 인연으로 관세음이라 하느니라”

 

라는 구절이 있다. 중생들이 호소하는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보살은 마치 어머니와 같이 자비로운 보살이며, 매일매일 수십억 명의 온갖 중생들이 천태만상의 소원을 각각 호소해도 그 원들을 다 들어주는 분이므로 너무나 바쁘고 부지런한 보살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찰에는 대웅전을 제외하고 원통전과 명부전은 대부분 사찰에서 볼 수 있다.

주요 사찰로는 강화도 앞바다의 석모도에 있는 보문사도 관음성지로 유명하고 석모도가 개통되면서 육로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관음보살은 아미타불의 협시보살로 극락전, 무량수전 등에 같이 모셔지지만, 워낙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인기 있는 보살이기에 관음전, 원통전, 보타전에 따로 모시기도 한다. 어떤 사찰은 절 자체가 관음보살을 모시기도 하는데 이러한 사찰의 공통점은 대부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양양군 낙산사 홍련암, 남해군 보리암, 여수시 향일암 등이 대표적이다. 

 

<수월관음보살 무늬동제거울>을 자세히 보면 수월관음의 왼쪽에 놓인 정병(맑은 물을 담는 병)에서 실오라기처럼 선이 뻗어 나가 아래로 펼쳐졌는데, 그 안에 배를 탄 어부와 바다에서 재해를 당하는 인물들이 점선으로 새겨져 있다. 바다에서 표류를 당하는 등 재난을 당했을 때 구제해 주는 보살의 의미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월관음보살도(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수월관음보살 무늬동제 거울(우)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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