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찰은 아무리 찾아봐도 대웅전이 없고, 대웅전이 있어야 할 위치에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는 현판이 적혀있는 전각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전각 안을 살펴보면 석가모니불과 다른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이는 바로 화엄종(華嚴宗) 사찰에서 비로자나불을 본존물로 모신 건물이고 대웅전과 같은 역할을 한다. 『화엄경』을 바탕으로 하므로 화엄전(華嚴殿), 비로자나불을 모셨으므로 비로전(毘盧殿), 그리고 비로자나불의 정토인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는 깊은 선정(禪定)과 지혜의 빛이 충만하므로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 한다. 대적광전은 대광명전(大光明殿), 비로전(毘盧殿), 화엄전(華嚴殿)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적광전', '대광명전'이라고 할 때는 삼신불(노사나불, 비로자나불,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것이 보통이고, '비로전', '화엄전'안에는 비로자나불 한 분만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상에 결과부좌하고 앉아 손으로 지권인(知拳印)을 나타내는 특색 있는 불상으로 비로자나불의 세계는 특별한 부처님의 세계가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 세계라는 특징이 있다. 불상의 두 손을 자세하게 관찰해 보면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과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 수인(손의 형태) 형태가 다르다. 또한 제주도에는 동양 최대 규모의 법당이 있는 약천사 대적광전에 높이가 4.5m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나무부처인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고 있다.
불가가 아닌 이상 사실 상세히 알 필요는 없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전각에 있는 편액 이름에 따라 어떤 불상이 봉안되었는지, 또 직접 그 불상을 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분할 줄만 알아도 사찰을 이해하고 여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대적광전/대광명전이 있는 주요 사찰]
합천 해인사(대적광전)
김제 금산사(대적광전)
철원 도피안사(대적광전)
경주 기림사(대적광전)
강원 수타사(대적광전)
제주 약천사(대적광전)
양산 통도사(대광명전)
해남 대흥사(대광명전) 등이 있다.
비로자나불 :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과 지혜의 빛이 세상을 두루 비추어 가득하다는 뜻, 부처의 진신(眞身)을 이르는 말
이 부처는 보통 사람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광명(光明)의 부처이다.('법신불'이라고도 함)
석가모니불 : 불교의 개조(開祖)가 된 고오타마 싯다르타의 성불 후 이름으로 그를 존경하게 된 사람들이 붙여 준 존칭이다.
('화신불'이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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