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가끔 마음이 심란하거나, 연초 연말 사찰을 다녀 올 때는 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감사의 마음으로 불전에 시주를 하곤 한다.
그런데 불전에 시주를 하게되면 현금도 있지만, 쌀이나 등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나도 무의식 중에 쌀을 시주할 때도 있고, 등(燈)을 올리고 기원을 할 때도 있었다. 이렇게 사찰기행 관련 블로그를 연재하면서 왜 불교에서는 쌀과, 등(燈), 꽃과 같은 것을 올릴까 궁금증이 들었으며 유래와 의미를 찾아보았다.
육법공양의 유래
호암박물관에 소장된 '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의 말미에 '연기조사'가 국태민안과 선망 부모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대사경법회를 열었으며 이 법회에서 청의동자가 꽃을 뿌려 도량을 청정히 하고 대중들이 향, 등, 차, 꽃, 과일, 쌀의 여섯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렸다는 기록을 토대로 육법공양의식 등을 재현한 것이다.
즉 육법공양이란 신라 시대부터 전통적으로 행해온 불교의 6가지 공양을 뜻한다.
육법공양의 의미
1. 향(지계, 해탈향, 해탈을 상징)
-육바라밀 중 지계에 해당되며 향을 사루므로서 온 우주법계가 청정해지듯이 수행자가 계율을 잘 지키게 되면 신심이 아울러 청정해짐을 뜻합니다.
-향 공양은 해탈향이라고도 하는데, 향을 부처님께 올림으로써 번뇌로부터 휩싸인 자신을 향처럼 태워 주변을 맑고 향기롭게 바꾸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나의 참된 본연의 모습을 깨울 수 있도록 서원을 되새기며 올립니다.
2. 등(燈)/초(반야광명, 지혜를 상징)
-육바라밀 중 지혜에 해당되면 촛불이 어둠을 물리치듯이 우리의 마음속 무명을 밝혀주는 것으로 지혜를 의미합니다.
-등과 초는 자신을 태워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희생을 의미하기도 하며, 칠흑 같은 마음속 어둠을 밝히는 광명, 지혜를 상징합니다. 등 또는 초를 부처님 전에 올릴 때 자신의 불성을 환하게 밝혀 꺼지지 않고 항시 주변을 환히 밝히는 법전의 등처럼 나와 우리 가족이 부처님의 법과 진리와 늘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무명 번뇌를 멸하고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간절한 서원을 되새기며 올립니다.
3. 꽃(인욕, 만행화, 육바라밀의 만 가지 행을 상징)
-육바라밀 중 인욕에 해당되며 인내하지 않고서는 무엇이든지 이룰 수 없듯이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행 역시 인욕을 가꾸듯이 해야 함을 뜻합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비와 바람 같은 모진 인고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견뎌내야 합니다. 우리 불자들 또한 불법의 꽃(성불)을 피우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데, 꽃 공양은 자신과 타인의 이로움을 위해 노력하는 보살의 수행을 상징합니다. 공양을 올리실 때 자라이타를 위해 늘 정진하고 노력하겠다는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4. 과일(선정, 보리과, 깨달음을 상징)
-육바라밀 중 선정에 해당되면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과일이야말로 잘 익은 과일이 되듯이 안으로 고요함을 품은 선정을 뜻합니다.
-과일은 노력의 결실로 불교에서의 깨달음을 의미합니다. 과일나무는 갖은 풍파를 견뎌내고 햇빛과 물등의 자양분을 흡수하여 꽃(수행)을 피우고 그 결실인 과일(깨달음)을 맺게 하는데, 이 과일을 사람과 동물들에게 베풀어줍니다. 과일을 불전에 올리는 것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자비심으로 중생들에게 베풀겠다는 불자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5. 차(보시, 감로다. 열반을 상징)
-육바라밀 중 보시에 해당되며 청정수를 올리거나 녹차를 다려 헌다는 것으로 아낌없이 남에게 베푸는 보시를 뜻합니다.
-부처님께 공양하는 차를 '감로다'라고 하는데 이 차는 열반을 상징합니다. 차 잎을 우려내어 공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맑고 깨끗한 물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물을 통해 마음의 오욕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부처님의 맑고 청량한 법문을 받아 들어 세상 만물에 생명을 주는 물처럼 보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6. 쌀(정진, 선열미, 기쁨을 상징)
-육바라밀 중 정진에 해당되며 부처님께서는 사시에 한번 공양을 드시었고 이는 시주의 은혜를 들고 줄이고 힘써 정진함을 뜻합니다.
-쌀은 기쁨을 상징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기쁨과 환희에 찬 마음을 담아 쌀 공양을 올림으로써 그 공덕을 법계에 회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육법공양을 하면서 그냥 올리시는 것보다 한 번쯤 의미를 되새기며 하시면 내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올 수 있고, 시주를 함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중요한 가치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른 문화재관람료 감면 시행을 위하여 정부와 협의를 마치고 오는 5월 4일부터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관람료 사찰 65개소에 대한 문화재관람료 감면을 시행하였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전국 65개 사찰들에 대해 사찰의 역사와 해당 사찰에 어떠한 문화유산이 있는지 글을 연재하고 있으니 가족들과 또는 지인들과 사찰을 방문하시는데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문화재 관람료' 무료 전국 65개 사찰 명단과 불교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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