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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사찰 여행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4)

by 3000포석정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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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큰 사찰의 나한전(羅漢殿)이나 영산전(靈山殿)에서는 주존불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협시보살로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을 봉안하는 경우가 많다. 이 양식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갖춘 덕성을 나타내고자 두 보살을 봉안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얽힌 세 불보살의 인연에 따라 봉안한 것이다.

 

제화갈라보살

과거 세상에 제화갈라보살은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고 연등 부처님이 되는데, 이 연등 부처님이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미래 세상에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를 주신 부처님이다. 곧 연등 부처님의 전신(前身)이 제화갈라보살인 것이다. 연등 부처님은 범어로 'Dipamkara'인데 소리 나는 데로 옮긴 번역이 '제화갈라'이고, 의역하여 '연등불'이라고 한다. 곧 연등불의 전생 수행자 이름도 제화갈라보살인 것이다. 마치 미륵보살이 내세에 성불(成佛)하여 미륵불이 되는 경우와 같다. 그래서 제화갈라보살이 석가모니불의 왼쪽의 협시보살로 등장하게 된다. 또 오른쪽에는 석가모니불이 '내세에 부처가 될 것'이라고 수기를 준 미륵보살을 모시게 된다.

 

<안성 칠장사 대웅전, 제화갈라보살, 석가모니불, 미륵보살,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미륵보살

 

미륵보살은 범어로 'Maitreya'인데 음역하여 '미륵'이라 하고, 의역하여 '자씨보살(慈氏菩薩)'이라고 한다. 『미륵상생경』 등에 의하면 미륵보살은 석가모니불에게 수기를 받고 현재는 도솔천에 머무르며 천인(天人)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다. 지구의 나이보다도 더 긴 세월이 지난 후 이 인간계로 하생(下生)하여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불하며, 그 이름이 '미륵불'이 된다고 하고, 세 번의 법회를 통해 수많은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곧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호명보살로 대기하시다가 하생하여 마야부인의 태중에 들어 싯다르타 태자로 태어났듯이 미륵보살도 같은 경로를 밟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과거-현재-미래를 이어가며 수기를 주고 받았기 때문에 '수기삼존'이라고 부른다. 주로 나한을 모신 법당에 이러한 양식으로 나타난다고 이야기했지만 대웅전에 모시는 경우도 있는데 부산 범어사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삼존상'과 안성 칠장사 '목조석가삼존불상'이 그 예이다.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여래삼존상,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마애여래삼존불(국보 제84호)이 있다. 마애여래삼존상을 바라볼때, 중앙에 석가여래 입상을 기준으로 왼쪽에 제화갈라보살 입상, 오른쪽에 미륵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는 백제 후기의 마애불이다.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선을 새겨 넣거나 도톰하게 솟아오르도록 만든 불상을 말한다. 삼존불은 6~7세기 동북아시아에서 유행한 보편적 형식이었지만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 입상 보살과 반가보살이 함께 새겨진 것은 중국이나 일본, 고구려, 신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 불상은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2.8m의 거대한 불상으로, 단정하고 유연하게 조작된 솜씨에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중용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자리한 이곳 충남 서산시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 부여로 가는 길목이었다. 6세기 당시 불교문화가 크게 융성하던 곳으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백제의 불상은 균형미가 뛰어나고 단아한 느낌이 드는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민적인 불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산 마애여래삼존상이다.

 

아미타불과 약사불,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3)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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