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을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에서는 협시보살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기본이 된다. 협시보살은 부처님과 달리 아름다운 천의(天衣)에 화려한 목걸이와 구슬 장식으로 꾸미고,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다. 당시에 아름답게 꾸민 왕족이나 귀족을 모델로 삼았기 때문일 것이다. 삼존상으로 모실 때에는 부처님 쪽에서 앞을 바라봤을 때 왼쪽에 문수보살이, 오른쪽에는 보현보살이 배치된다.
원래 문수보살이 가지고 있는 지물(持物)은 경전과 칼이고, 보현보살의 지물(持物)은 호리병이다. 경전은 반야지혜를 중심으로 취급한 반야경전을 의미하고, 칼은 번뇌를 자르는 지혜의 칼이다. 호리병은 감로수병으로 중생의 고뇌와 질병을 치유한다는 상징이다. 문수보살은 불교에서 많은 복덕과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부처 사후 인도에서 태어나 반야의 도리를 선양한 이로서 항상 반야 지혜의 상징으로 표현되어 왔다. 보현보살은 불교에서 진리와 수행의 덕을 맡은 보살이고, 자비와 이치를 상징하는 보살로서 중생의 목숨을 길게 하고 교화하는 보살이다. 그러나 두 보살을 협시로 모실 때 주로 연꽃을 들고 있는 비슷한 모습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어느 분이 문수보살이고, 어느 분이 보현보살인지 잘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두 보살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 각각 코끼리(보현보살)와 사자(문수보살)를 타고 있는 보살상으로 봉안하기도 한다.
문수보살과 관련된 전설
우리나라 사찰에는 문수보살과 관련된 재미난 전설이 있다. 오대산 상원사 문수보살과, 울산 문수사의 문수보살 이야기다.
먼저 오대산 상원사의 문수보살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선 제7대 임금 세조가 오대산 상원사에 도착하여 계곡에 내려가 몸을 담갔다. 때마침 지나가는 동자가 있어 세조는 반갑게 말을 걸었다. "얘야, 이리 와서 내 등 좀 밀어주지 않으렴.", "네 그렇게 하지요." 종자는 계곡으로 내려와 임금의 등을 쓱쓱 문지르기 시작했다. 세조는 오랜 여행으로 고단한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했다. 세조는 자신이 피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동자에게 다짐을 받으려는 듯 말을 걸었다. "얘야, 너 어디 가서 피부병에 걸린 임금님의 등을 씻어 주었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알겠지?" 그러자 문수동자도 대답했다. "네 임금님. 그런데 저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임금은 물었다. "그것이 무엇이냐?" 동자는 등 뒤에서 또렷또렷 말했다. "임금님께서는 어디 가서 오대산에서 문수동자가 등을 씻어주었다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순간 세조는 깜짝 놀라 등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동자는 간 데 없고 피부병으로 진물이 범벅이 되었던 자신의 몸은 백옥같이 치료돼 있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진다. 울산의 문수산에 있다는 문수보살에게 신라를 살릴 지혜를 구하러 왕이 행하였다고 한다. 태화강을 건너 현재의 삼호교 부근에서 어린 동자승이 왕을 마중나왔는데, 동자승은 "스승 문수보살은 출타해 만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왕은 그제야 동자승이 문수보살이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1)
아미타불과 약사불,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3)
'힐링 사찰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미타불과 약사불,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3) (0) | 2023.04.12 |
---|---|
육법공양의 의미(왜 사찰에서는 쌀을 공양할까요?) (1) | 2023.04.11 |
부처님의 보디가드 협시불(夾侍佛) (1) (0) | 2023.04.07 |
불전사물, 사찰에는 주로 어떤 건축물(전각)들이 있을까?(9) (0) | 2023.04.05 |
삼성각(三聖閣), 사찰에는 주로 어떤 건축물(전각)들이 있을까?(8) (0) | 2023.04.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