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의 협시보살로도 등장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에 관세음보살을 따로 모시는 법당도 많다. 관세음보살을 주존으로 모시기 때문에 '관음전(觀音殿'이라고 부르지만, '원통전(圓通殿'이라고도 부른다. 관세음보살은 시간이 장소에 걸림 없이 두루 원만하게 통하여 나타난다는 뜻의 '주원융통(周圓融通)'에서 '원통전'이란 이름을 얻은 것이다. 또 대자대비의 상징이기에 '대비전(大悲殿)'이라는 명칭도 쓴다. 사찰의 가장 중요한 주존으로 보실 경우에는 '원통보전(圓通寶殿)'이라고 높여 부르기도 한다.
선재동자 협시보살로 모신 이유
관세음보살의 협시존으로서 선재동자(善財童子)는 화엄경의 입법계품(入法界品)에 나오는 젊은 구도자의 이름이고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53명의 선지식을 찾아갔는데,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만나 진리의 세계에 들어갔다고 하며, 28번째로 남천축국 보타락가산에 가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다. 이 장면을 그림의 배경으로 삼은 것이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이다.
해상용왕 등장 이유
그런데 경전에도 없는 해상용왕이 왜 협시존으로 등장하게 되었을까? 연구자들에 의하면 신라시대 의상 대사와 낙산사에 얽힌 설화에서 유래되었다고 보고 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내용은 이렇다.
의상 대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동해 바닷가 어느 굴 속에 관세음보살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상 대사가 그곳으로 가서 재계(齋戒)한 지 7일 만에 팔부신중의 시종들이 나타나 대사를 굴속으로 인도했다. 공중을 향하여 애경하니 (허공 중에서) 수정 염주 한 꾸러미를 내어주므로 받아서 물러나왔더니 동해의 용이 또 여의보주 한 알을 바쳤다. 대사가 염주와 여의주를 받들어 안치하고 다시 굴 속에서 7일간 재계하니 관세음보살이 모습을 나타내며 말하였다.
"앉아 있는 곳의 산 꼭대기에 한 쌍의 대가 솟아날 것이니 그 곳에 법당을 짓는 것이 마땅하겠다."
대사가 그 말을 듣고 굴에서 나오니 과연 대나무가 땅에서 솟아나왔다. 이에 법당을 짓고 관세음보살상을 만들어 모시니 그 원만한 얼굴과 고운 자태가 마치 천연적으로 나온 것 같았다. 일을 마치자 두 대나무 줄기는 사라져 버렸다. 대사는 관세음보살의 진신(眞身)이 거주함을 알고 그가 받은 수정 염주와 여의주를 성전에 모셔두고 떠나갔다. 곧 의상 대사가 관세음보살을 친견하려 할 때 나타난 용왕이 수월관음도에 등장하는 배경이 된 것이다. 실제로 고려의 수월관음도는 이 설화를 배경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나무 두 줄기가 솟아오르는 모습도 그림 속에 집어넣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법당이나 탱화에서 선재동자와 해상용왕이 함께 나타나면서 관음삼존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관음삼존상은 조선시대 탱화로 많이 나와 있지만, 관음삼존 조각상은 보은 법주사 원통전에 관음삼존이 모셔져 있고, 부산 범어사 관음전에는 해상용왕은 없는 관세음보살과 선재동자만 모신 양식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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